본론 3: 지표 순응형 행정 부담과 학문적 수월성 추구의 상충
사립대학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대학평가는 표면적으로 교육 서비스의 표준화와 최소 여건 보장을 견인하는 긍정적 측면을 지닌다. 사립대학의 역사적 형성이 국가의 재정 지원보다는 민간 자본과 토지 개혁 전후의 사적 자원 동원에 기초하여 발전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2], 표준화된 외부 평가는 부실 운영을 차단하고 최소한의 교육 시설과 교원 확보율을 강제하는 제도적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이 사실이다. 대학 서비스 품질을 체계적으로 측정하여 학생 만족도와 교육 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 역시 일정한 합리성을 갖는다 [3]. 그러나 재정 지원과 연계된 획일적 평가지표는 대학들로 하여금 개별 기관의 건학 이념이나 학문적 다양성을 추구하기보다 단기적 수치 달성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도록 만든다. 정량적 취업률이나 논문 편수 위주의 지표 관리는 교육과정의 내실화보다는 단기 실적 중심의 학사 운영을 초래하여 장기적인 학문적 수월성과 창의적 인재 양성을 저해하는 역설을 낳고 있다. 결국 통제형 정량 평가는 사립대학의 상향식 혁신 동력을 잠식하므로, 고등교육의 실질적 질 개선을 위해서는 대학별 특성화와 자율적 성과 관리를 지원하는 질적 평가 모형으로의 근본적 전환이 요구된다.